스토리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인간, 아침형 혹은 저녁형?

<KISTI의 과학향기> 제78호   2004년 01월 09일
연초에는 누구나 이런 저런 계획들을 많이 세운다.‘올해는 꼭 결혼을 해야지’, ‘영어를 마스터 해야지’ 혹은 ‘직장에서 승진해야지’ 등. 대부분 삶의 변화를 주기 위한 계획들이다. 하지만 이런 계획들을 실천하기 위해 무리하게 일정을 잡다 보면 대부분 오래 버티지 못하고 제풀에 지쳐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만약 올해 어떤 변화를 원한다면“아침에 보통 몇 시에 일어나세요?” 혹은 “보통 몇 시에 주무세요?” 라는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당신이 저녁에 일하는 올빼미형 인지 아침에 일하는 종달새형 인지에 따라 당신의 모든 일정들도 생체리듬에 맞게 적절하게 조정되어야 연초의 모든 계획들을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의 일본인 저자 사이쇼 히로시는 아침 시간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한다. 부지런한 종달새형이 성공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야행성 생활이란 단지 현대 사회가 유발한 심각한 사회적 병리 현상일 뿐이라는 것. 그래서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는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저녁 시간을 줄이고 아침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경쟁력을 키우라고 그는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올빼미형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영국의 마케팅 컨설턴트 레온 크라이츠먼은 그의 저서 ‘24시간 사회’(2001년)에서 영국의 성인 가운데 42%가 종달새 형, 34%가 올빼미 형으로 스스로를 여기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일부 한의학자들에 따르면 사상의학에 따라 체질적으로 올빼미형과 종달새형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한다. 즉 소음인이나 태음인은 아침에 강하지만 소양인, 태양인은 오전 10시가 넘어야 활기가 난다고 한다. 영국의 아처 교수팀도 수면 패턴은 유전적 차이 때문에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일찍 일어나는 사람과 늦잠꾸러기의 차이는 ‘Per3’라는 유전자의 길이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으로 수면 패턴이 단순히 습관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의 이론이 맞는다면 모든 사람들이 사이쇼 히로시의 주장처럼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몸은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로 주기적인 변화를 한다고 한다. 주변 자연환경에 따라 변화되기도 하지만 우리 몸의 내부에도 ‘생체 시계’라는 일종의 시계 비슷한 것이 있어서 시간에 따른 인체의 생체 리듬을 주관한다는 것이다. 이 생체 시계의 특이성은 고정된 외부 환경에서도 리듬이 유지되는 것으로, 1729년 프랑스의 천문학자 드 마랑이 실험에서 식물을 어두운 지하실에 옮겨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잎사귀가 하루 주기의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몸에서 시계 역할을 하는 부분은 약 100여 곳이 알려져 있고, 거의 모든 기관과 조직 그리고 많은 세포 내에 내부의 시계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시계는 서로 동기화(Synchronize) 되고, 또 함께 조절되어야 하는데 이 역할을 하는 주된 내부의 시계가 두 개 있다. 하나는 뇌의 내측 시상하부 구역의 교차위핵(suprachiasmatic nucleus; 이하 SCN)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위치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작용이 체온과 의식을 조절하는 시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SCN은 밤, 낮의 변화에 관련된 호르몬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내부 시계들의 작용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한 SCN 은 송과선(pineal gland)에 연결되어 자극을 전달하는데, 이 송과선은 밤중에 멜라토닌(melatonin)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시각 장애자나 장거리 비행여행 뒤에 찾아오는 불면증(jet lag)의 치료를 위해서 멜라토닌을 투여하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 몸의 생체 시계는 오늘도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새해에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체 시계가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혹은 맞출 것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생체시계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으로 맞춰진 시계가 아니라 일상적인 기상시간을 기준으로 사람들마다 각기 다르게 맞춰진다고 한다. 스스로 체온이나 피로감, 배변, 수면 등의 주기를 꼼꼼히 관찰한 뒤 몸과 기분이 어떤 패턴으로 움직이는지를 파악해서 자기 신체 리듬에 맞는 신년 설계를 한다면 보다 알찬 계획과 실천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다.(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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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직
  • 평점   별 5점

재미있는 글이네요. 저는 태음인인데 종달새형이 맞겠군요. 생체시계는 정말 놀라운 데요. 그래서 장거리 여행시 어려운 거군요. 생체리듬을 먼저 확인하고 일년동안의 계획을 세워야 겠어요.

200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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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 평점   별 5점

체질적으로 이미 정해져 있는 생체시계를 바꿀수는 없는것인지요?

200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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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덕
  • 평점   별 4점

체질적으로 태음인이나 소음인이 아침에 강하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일의 능률은 모르겠으나 건강은 도음이 된다고 봅니다.

200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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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
  • 평점   별 4점

아침형 인간이 될 자신은 없지만, 오늘 책을 샀습니다. 실천할 지는 읽어보고 결정할 문제겠지만 한번도 아침형으로 살아본 적은 없습니다. 언젠가 '혈압이 낮은 사람은 오전에 일어나기가 힘들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로 제가 아침에 일어날 수 없는 이유를 제 혈압 탓으로 돌려버렸거든요.

어쨌든 '1년만에 10억 벌기'에 버금가는 '아침형 인간되기' 열풍인 것 같네요. 모든 것이 조언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customized된 자신의 판단이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만.

200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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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은
  • 평점   별 3점

자신의 생체리듬에 맞추어 계획을 세위 추진하는것이 성공지름길이라고 생각됩니다.

200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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