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주스’ 미션 시작, 목성 위성에서 생명체 찾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857호   2023년 05월 15일
단 한 번 발사로 목성 주변의 3개 위성을 탐사하는 ‘일타삼피(一打三皮)’ 프로젝트가 그 거대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4월 14일 프랑스령 기아나의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된 목성 위성 탐사 우주선이 바로 그 프로젝트의 주인공이다.
 
하나의 우주선으로 3개 위성을 조사하는 목성 위성 탐사 프로젝트는 유럽우주국(ESA)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의 배경으로 많이 등장하는 위성인 유로파(Europa)를 비롯하여 가니메데(Ganymede)와 칼리스토(Callisto)를 탐사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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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목성 3개 위성을 탐사하기 위해 발사된 우주선 주스 (출처: ESA)
 
목성의 3개 위성 탐사가 프로젝트의 목표
 
목성의 3개 위성을 탐사하는 프로젝트의 명칭은 ‘주스(JUICE)’다. 주스라는 명칭은 ‘목성의 얼음으로 덮인 위성을 조사하는 탐사선(Jupiter Icy Moons Explorer)’이라는 의미를 가진 문구의 철자를 조합하여 만들었다. 
 
프로젝트의 명칭을 그대로 딴 우주선인 주스는 목성에 도달하는데 8년이 걸릴 것이다. 목성 주위를 도는 위성들의 대기와 지질 성분을 분석하고, 물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탐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ESA는 두꺼운 얼음층 아래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를 물의 존재를 통해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탐사 작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주스의 탐사 대상인 3개 위성은 모두 얼음으로 덮여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로파는 특별한 위성이다. 두꺼운 얼음층 아래에 수십 km 깊이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 그 어느 천체보다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제는 이런 물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망원경을 사용한다 해도 얼음 아래로는 관측이 어렵기 때문에, 미지의 행성에 물이 존재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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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유로파에서 물이 용솟음치는 물기둥이 관측되었다 (출처: NASA)
 
그런데 이 같은 문제는 과거 허블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결과를 통해 의외로 쉽게 해결이 됐다. 바로 유로파의 얼음 표면을 뚫고 올라오는 물기둥이 망원경에 의해 관측됐기 때문이다. 얼음층 아래에 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발생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그렇게 관측을 통해 물기둥이 용솟음치는 현상을 발견했지만, 과학자들은 분출하는 물기둥의 성분이 정말로 물에 의해 만들어진 수증기인지 아니면 어떤 액화된 미상의 물질에 의한 것인지를 궁금해하고 있다. 따라서 그런 궁금증을 이번에 발사된 주스가 해결해 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태양에너지만 사용하므로 독특한 비행 거쳐
 
우주로 발사된 주스는 앞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3개 위성에 도달하게 되는 것일까? 
 
발사된 주스는 지구 궤도에 안착한 후 탐사를 위한 각종 장비들이 우주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했다. 주요 장비로는 태양광 패널과 레이더, 그리고 고성능 카메라 및 근적외선 분광계 등이 탑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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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주스는 탑재된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에너지로 가동된다 (출처: JAXA)
 
그중에서도 태양광 패널과 레이더는 이번 탐사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장비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주스의 태양광 패널은 십자형으로 펼쳐지는데, 85㎟의 대형 태양광 패널 덕분에 태양계 탐사선 중에서는 최초로 원자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태양에너지만을 사용하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RIME(Radar for Icy Moon Exploration)이라는 명칭의 레이더는 스위스와 독일의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3개 위성의 지질학적 특성과 혹시라도 존재할지 모를 얼음층 밑 수면층을 연구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이렇게 지구 궤도에서 장비 점검을 완료한 주스는 현재 목성을 향해 기나긴 여정을 떠났다. 원자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태양에너지만을 이용하여 전진하고 있는 만큼, 주스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수많은 플라이바이(fly-by) 비행을 거치게 된다.
 
플라이바이 비행이란 우주선이 행성 주위를 돌며 중력과 원심력을 활용하여 비행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적인 방법으로 속도를 가속화 할 수 있지만, 비행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앞으로 주스는 2029년까지 달과 지구, 금성 등을 돌며 플라이바이 비행을 통해 속도를 높이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에너지를 활용하여 2031년에 목성의 위성 주변에 도착하게 된다. 
 
위성 주변에 도착해도 플라이바이 비행은 계속된다. 주스는 2034년까지 약 3년 동안 유로파와 칼리스토, 그리고 가니메데 위성의 궤도를 돌며 총 35회의 위성 플라이바이 비행을 추진하게 된다. 
 
3년 동안 주스는 유로파와 칼리스토 위성을 관측한 후, 마지막으로 2034년에 접어들며 가니메데 위성을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가니메데는 위성임에도 불구하고, 명왕성이나 수성보다 더 커서 태양계 위성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태양계 위성 중에서는 유일하게 지구와 비슷한 자기장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니메데 위성 탐사가 주스의 마지막 임무인 이유는 궤도를 돌다가 점점 고도를 낮춰 마지막 순간에는 가니메데 표면에 충돌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충돌 과정에서 목성 위성들이 가진 신비로운 표면 관측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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