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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과 싸우는 과학자들
<KISTI의 과학향기> 제202호 2004년 10월 25일
싹쓸이 바람 허리케인의 기세는 올해도 여전했다.
특히 지난 9월 플로리다를 통과한 이반은 멕시코만의 원유 생산 플랫폼 150개와 송유관 6천 km를 손상시키면서 미국의 원유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5%나 끌어 내렸다. 이에 원유 생산량이 5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 갤론당 50달러가 넘는 국제 고유가 행진에 한몫했다.이번 피해 복구에 소요되는 시간만 6개월 가량이 걸릴 정도라니 폭풍의 신,강대한 바람이란 별명을 가진 허리케인다운 위력이다. 오죽하면 찰리 프랜시스 에 이어 몰아친 ‘이반’으로 1백억 달러 이상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면서도 젭 부시지사(대통령의 동생)의 ‘치풍(治風) 실력에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1900년 이래 지금까지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은 215개 정도다.
이들 중 가장 큰 재산피해를 입힌 허리케인은 지난 92년 마이애미와 루이지애나를 강타한 앤드루로 꼽힌다. 이 당시 피해액은 무려 260억 달러(약 29조원)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허리케인은 가장 약한 1급에서 가장 강한 5급으로 나뉘는데, 앤드루는 4~5급(풍속은 시간당 210~250㎞)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상 전문가들이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앞으로 수 십 년간 허리케인의 위력을 예측한 결과, 허리케인의 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 지구물리 유체역학 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등으로 2080년에는 5.5등급의 허리케인이 출현할 것이라는 것.
이런 사정이다 보니 미국 기상학자들의 최대 고민 중의 하나도 바로 허리케인의 파괴력을 줄이는 것이다. 태풍과 맞서려는 과학자들은 허리케인이 적도 근처의 해상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수온이 섭씨 27도 이상이 유지되는 위도 5∼10도의 따뜻한 바다가 바로 열대성 저기압의 출생지라는 것이다.
따뜻한 바다에서 계속 바닷물이 증발해 하늘에 쌓이다 보면 높이가 1만 미터가 넘는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수증기가 서로 응집해 물방울로 바뀌면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공기가 팽창하면 깔때기의 높은 곳에서는 공기의 흐름이 밖으로 뽑아져 나가고 밑에서는 다시 빨려 들어온다. 여기에 회전운동, 즉 지구의 자전이 가해지면 이 공기 기둥은 고속으로 돌기 시작하고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때 발생되는 허리케인의 위력은 일반적으로 원자폭탄 몇 개의 에너지와 맞먹는다.
이러한 허리케인의 힘을 무력화하기 위한 연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디어는 단순했다. 비행기를 허리케인의 눈 근방에 띄워 요드화은과 같은 구름씨를 뿌리자는 것이다. 구름씨로 하여금 허리케인의 눈 주위에서 비를 만들도록 하면, 상승기류를 차단할 수 있어 허리케인의 힘이 초기에 무력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허리케인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많은 문제가 된다. 일례로 구름씨를 뿌릴 경우 미국에 진입할 허리케인이 멕시코로 방향을 갑작스럽게 바꿀 가능성도 있어 주변국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관측으로 매년 허리케인에 대한 정보들이 쌓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롭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슈퍼컴퓨터에 카오스 이론을 적용한 모델링 기법이 발달하면서 몇 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
그 중의 하나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위성을 띄워, 대용량의 마이크로파를 지구에 쪼이자는 것이다. 허리케인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마이크로파를 쪼이면, 허리케인에 흡수될 수증기를 미리 제거하자는 것이다. 가정용 전자레인지에도 쓰이는 마이크로파는 주변의 온도를 뜨겁게 데우지 않을 정도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바닷물의 증발 단계에서부터 막아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허리케인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해수면에 기름 막을 입혀 허리케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수증기의 공급을 줄이는 것이다. 수증기의 유입이 줄어들면 허리케인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기름 막을 입히는데 쓰이는 기름은 수일 내에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성분이어야 한다. 이 분야 연구 역시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이런 허리케인의 이름은 어떻게 붙이는 것일까?
본격적으로 이름이 붙이기 시작한 것은 세계 제 2차 대전 무렵부터였다. 당시 미공군이나 미해군에서 기상업무 담당자들이 의사소통을 쉽게 하기 위해 여자 친구들의 이름을 허리케인에 붙인 것이 유래가 됐다. 한때 알파벳 순으로 명명하는 것으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1953년부터는 공식적으로 여성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지면서 1979년부터 미국의 괌에 있는 허리케인 합동 경보 센터에서 남자 이름도 붙이고 있다. 그까짓 이름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과학기술 앞에 버티고 서있는 허리케인이 스스로 자제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원이 담겨 있는 것이다. (글 : 유상연-과학칼럼리스트)
특히 지난 9월 플로리다를 통과한 이반은 멕시코만의 원유 생산 플랫폼 150개와 송유관 6천 km를 손상시키면서 미국의 원유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5%나 끌어 내렸다. 이에 원유 생산량이 5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 갤론당 50달러가 넘는 국제 고유가 행진에 한몫했다.이번 피해 복구에 소요되는 시간만 6개월 가량이 걸릴 정도라니 폭풍의 신,강대한 바람이란 별명을 가진 허리케인다운 위력이다. 오죽하면 찰리 프랜시스 에 이어 몰아친 ‘이반’으로 1백억 달러 이상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면서도 젭 부시지사(대통령의 동생)의 ‘치풍(治風) 실력에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1900년 이래 지금까지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은 215개 정도다.
이들 중 가장 큰 재산피해를 입힌 허리케인은 지난 92년 마이애미와 루이지애나를 강타한 앤드루로 꼽힌다. 이 당시 피해액은 무려 260억 달러(약 29조원)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허리케인은 가장 약한 1급에서 가장 강한 5급으로 나뉘는데, 앤드루는 4~5급(풍속은 시간당 210~250㎞)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상 전문가들이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앞으로 수 십 년간 허리케인의 위력을 예측한 결과, 허리케인의 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 지구물리 유체역학 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등으로 2080년에는 5.5등급의 허리케인이 출현할 것이라는 것.
이런 사정이다 보니 미국 기상학자들의 최대 고민 중의 하나도 바로 허리케인의 파괴력을 줄이는 것이다. 태풍과 맞서려는 과학자들은 허리케인이 적도 근처의 해상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수온이 섭씨 27도 이상이 유지되는 위도 5∼10도의 따뜻한 바다가 바로 열대성 저기압의 출생지라는 것이다.
따뜻한 바다에서 계속 바닷물이 증발해 하늘에 쌓이다 보면 높이가 1만 미터가 넘는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수증기가 서로 응집해 물방울로 바뀌면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공기가 팽창하면 깔때기의 높은 곳에서는 공기의 흐름이 밖으로 뽑아져 나가고 밑에서는 다시 빨려 들어온다. 여기에 회전운동, 즉 지구의 자전이 가해지면 이 공기 기둥은 고속으로 돌기 시작하고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때 발생되는 허리케인의 위력은 일반적으로 원자폭탄 몇 개의 에너지와 맞먹는다.
이러한 허리케인의 힘을 무력화하기 위한 연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디어는 단순했다. 비행기를 허리케인의 눈 근방에 띄워 요드화은과 같은 구름씨를 뿌리자는 것이다. 구름씨로 하여금 허리케인의 눈 주위에서 비를 만들도록 하면, 상승기류를 차단할 수 있어 허리케인의 힘이 초기에 무력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허리케인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많은 문제가 된다. 일례로 구름씨를 뿌릴 경우 미국에 진입할 허리케인이 멕시코로 방향을 갑작스럽게 바꿀 가능성도 있어 주변국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관측으로 매년 허리케인에 대한 정보들이 쌓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롭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슈퍼컴퓨터에 카오스 이론을 적용한 모델링 기법이 발달하면서 몇 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
그 중의 하나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위성을 띄워, 대용량의 마이크로파를 지구에 쪼이자는 것이다. 허리케인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마이크로파를 쪼이면, 허리케인에 흡수될 수증기를 미리 제거하자는 것이다. 가정용 전자레인지에도 쓰이는 마이크로파는 주변의 온도를 뜨겁게 데우지 않을 정도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바닷물의 증발 단계에서부터 막아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허리케인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해수면에 기름 막을 입혀 허리케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수증기의 공급을 줄이는 것이다. 수증기의 유입이 줄어들면 허리케인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기름 막을 입히는데 쓰이는 기름은 수일 내에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성분이어야 한다. 이 분야 연구 역시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이런 허리케인의 이름은 어떻게 붙이는 것일까?
본격적으로 이름이 붙이기 시작한 것은 세계 제 2차 대전 무렵부터였다. 당시 미공군이나 미해군에서 기상업무 담당자들이 의사소통을 쉽게 하기 위해 여자 친구들의 이름을 허리케인에 붙인 것이 유래가 됐다. 한때 알파벳 순으로 명명하는 것으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1953년부터는 공식적으로 여성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지면서 1979년부터 미국의 괌에 있는 허리케인 합동 경보 센터에서 남자 이름도 붙이고 있다. 그까짓 이름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과학기술 앞에 버티고 서있는 허리케인이 스스로 자제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원이 담겨 있는 것이다. (글 : 유상연-과학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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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이 현재의 풍요로움을 낳은거 같습니다. 좋은글 고맙습니다~!
2009-04-05
답글 0
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3-30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