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과학향기 for kids] 여름철,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오는 이유는?

<KISTI의 과학향기> 제3084호   2024년 08월 05일
올해도 무더운 여름과 함께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거의 한 달 내내 비가 내린 탓에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져 몸이 축 늘어지는 기분도 듭니다. 연간 강수량의 30%가 장마철에 쏟아지는 만큼, 전국 곳곳에서 여름철 홍수와 산사태, 침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여름철에만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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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장마철에는 연간 강수량의 30%에 달하는 비가 쏟아져 홍수, 산사태, 침수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shutterstock
 
쏟아지는 장마, 두 기단의 힘겨루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이 속한 동아시아 지역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립니다. 한국에선 이 현상을 ‘장마’라고 불러요. 장마는 한반도 북동쪽에서 만들어지는 차갑고 습한 ‘오호츠크해 기단’과 한반도 남동쪽에서 생성된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 기단’의 힘이 비슷할 때 발생합니다. 두 기단은 온도와 습도가 달라 잘 섞이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두 기단 사이에 길고 평행한 경계선이 만들어지는데요, 이를 ‘정체전선’이라고 합니다. 정체전선은 이동 속도가 느리고, 기압이 낮아 수증기가 쉽게 몰려들어요. 그래서 흐린 날씨가 이어지거나, 많은 비가 쏟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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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오호츠크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의 세력이 비슷할 때 형성되는 정체전선에 의해 장마가 발생한다. ⓒ기상청 장마백서 2011
 
다만 장마철에도 날씨가 종종 맑은 날이 있는데요. 북태평양 기단이 강해져서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북태평양 기단이 약해진 탓에 정체전선이 남쪽으로 이동하거나 습한 공기가 적어져 맑아지는 때도 있어요. 그렇게 두 기단이 서로 충돌하며 다툰 끝에 북태평양 기단의 세력이 오호츠크해 기단보다 훨씬 더 강해지면 장마가 끝난답니다.
 
장마 대신 ‘우기’라고 불러야 할까?
 
그런데 기상청에 의하면, 2000년대 들어 장마 시작 시기와 종료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어요. 장마철에 내리는 강수량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시간당 30㎜ 이상의 비가 퍼붓는 집중호우 현상은 20% 이상 늘어났습니다. 게다가 장마철이 끝난 후에도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졌어요. 원래 장마는 기단 외에도 대기 흐름이나 해수면 온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가 더욱 복잡해졌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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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장마는 대기 흐름, 해수면 온도 변화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가 좀 더 복잡해지고 있다. ⓒshutterstock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진은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수증기량도 7% 증가하기 때문에 폭우가 쏟아지기 쉬운 환경이 된다고 지적했어요. 기초과학원에선 미래 기후를 예측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2100년에는 여름철 강수량이 10~15%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상청 역시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여름철 강수량이 15~25%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에 2022년 기상청은 우리나라도 ‘장마’ 대신 아열대 지방이나 열대지방처럼 ‘우기’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어요. 물론 우기와 장마는 발생하는 원리가 달라 장마를 우기로 대체하기 위해선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장마’라는 말이 사라지는 것도 시간문제가 아닐지 모릅니다. 여러분이라면 점점 변하는 장마를 어떤 단어로 바꿀지,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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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5학년 1학기 과학 - 온도와 열
5학년 2학기 과학 - 날씨와 우리 생활
 
글 : 남예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 EZ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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