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프로이트도 꿈을 꿨을까?

<KISTI의 과학향기> 제213호   2004년 11월 19일
과학자들의 법칙이나 연구 과정을 살펴보면 꿈을 꾸다가 문제를 해결했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독일 화학자 케쿨레는 탄소와 수소 원자가 결합된 긴 사슬이 춤을 추다가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의 형상으로 변하는 꿈을 꾸고, 탄소 6개와 수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 고리 모양의 ‘벤젠(C6H6)’ 구조를 발견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물리학자 유카와 히데키는 졸고 있을 때에 꿈 속에서 재미있는 발상을 보여줄지도 모른다고 하여 잠잘 때는 늘 머리맡에 펜과 노트를 준비했다. 꿈꾸고 새로운 발명을 한 발명가도 있다. 재봉틀 발명가인 미국의 일라이어스 하우는 밀림 속에서 식인종들이 어떤 한 사람을 둘러싸고 맨 끝에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는 뾰족한 창으로 위협하는 꿈을 꾼 후, 꿈에서 본 식인종의 창에서 착안해 재봉틀 바늘 끝에 구멍을 뚫기에 이르렀다.이렇게 꿈을 실생활에 연계하여 활용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꿈을 하나의 학문으로서 연구한 사람들도 있다. 꿈에 대한 해석을 학문으로 체계화시킨 사람은 독일의 프로이트와 융이다. 프로이트는 현실에 일어난 일, 갈망하는 것, 충격적인 것 혹은 자신이 경험한 일 중에 강렬한 남아 있는 이미지가 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봤다. 즉 꿈은 과거 그 사람이 경험했던 일 또는 평소의 생각이나 억압당한 본능과 욕구가 무의식 속에 잠재돼 있다가 꿈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꿈을 “그 사람의 무의식 세계로 통하는 길”이라고 표현했다. 프로이트에게 꿈의 의미는 한마디로 소원성취였던 것이다. 이와는 달리 융은 현실적으로 체험하지 않은 것도 꿈으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미래를 내다보는 일은 과거에 체험한 경험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민족마다 고유의 잠재의식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그 민족 구성원의 꿈에 공통적으로 반영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돼지꿈은 재물과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한국인 누구에게나 길몽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돼지를 지상에서 가장 더러운 동물로 여기는 힌두교와 회교 문화권에서 돼지는 재수 없음의 상징이다. 우리의 돼지꿈이 그곳에서는 개꿈인 셈이다.



이렇듯 꿈은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꿈의 해석>이란 책을 쓴 프로이트는 17세부터 자신의 꿈을 기록하고 해석하는데 노력했는데 이 책에서 프로이트는 자신의 가장 주목할 만한 꿈인 새 부리 형상을 한 인물에 관한 꿈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그는 꿈 속에서 새 부리(독수리의 머리)를 한 두세 사람에 의해 자신의 어머니가 침대에 눕혀지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 꿈의 의미는 성행위를 뜻하는 독수리가 자신의 어머니와 성교함으로써 프로이트 자신이 친아버지로부터 아이가 아닌 능력 있는 남성으로 비춰지길 원하는 성욕과 욕망에 대한 남성적 환타지의 표출로 해석하였다.

이와 같이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진행되던 꿈의 해석과 연구는 최근 들어 뇌의 어느 부분에서 어떤 수면 상태일 때 꿈을 꾸게 되는지에 대한 연구로 많이 넓혀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꿈은 램(REM-Rapid Eye Movement)수면일 때 꾸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과학적으로 사람의 수면을 파악할 때는 주로 뇌파를 이용하는데 정상상태에서 눈을 감고 있을 때 우리의 뇌파는 10Hz 전후의 α(알파)파로 나타난다. 그리고 수면상태로 들어가게 되면 α파는 없어지고 진폭도 낮아져 4~6Hz의 파장이 나타난다. 그러나 수면이 진행되면서 주파수가 갑자기 빨라지는 순간이 있는데 이때를 램수면이라 한다.

램수면은 약 1시간 30분 간격으로 하룻밤 사이에 4~5회 정도 발생하는데 이때 사람들이 꿈을 꾼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네이쳐’ 인터넷 판에 영국 리버러대 짐 혼 박사가 램수면 중에도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을 연구 보고해 꿈에 대한 연구를 다시 미궁에 빠지게 했다.



꿈이라는 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우리의 잠재된 욕망이 무의식 중에 나오는 현상일까? 아니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신이 던져주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상 생활에서 꿈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을 권한다. 아직 과학으로 입증할 만 한 해몽서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정확한 풀이보다 긍정적인 해석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분 좋은 꿈을 꿨다면 그 기분으로 목표를 향해 자신감 있게 일을 추진하면 된다. 반대로 기분 나쁜 꿈은 오히려 좋은 의미로 여기는 게 정신건강에 더 좋다.



그래서 우리 옛 어른들은 나쁜 꿈을 꿨을 때 꿈은 반대라거나 꿈보다 해몽이 중요하다며 위안을 삼곤 했다. 꿈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잠자는 동안의 즐거운 여행이라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건강한 삶의 태도일지도 모른다. (글:김형자-과학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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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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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꿈을 자주 꾸지만 좋은 꿈일경우는 복권을 사고 싶기도 하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길몽과 흉몽을 점치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꿈에 너무 집착하는것이 안좋은 것은 맞지만, 인간의 육감과 관련된 것이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200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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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 평점   별 3점

저는 전기를 하는 사람인데 저도 해결못해 애먹던 일은 꿈에서 본 것에서 힌트를 얻어 해결한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200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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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권봉
  • 평점   별 3점

푸로이드 박사의 잠재 의식의 힘 란 책을 읽은적이 있는데 그책에는 잠재의식이 인간이 신에게 간구하는 기도의 길라고 본인은 인식하였습니다 꿈은 공동체의 꿈이라면 연구의 대상이된다고 할수있겠으나 개개인의 의식이라고 본다면 올바른 정의들 내릴수있을까? 의구심이 듬니다. 오바른 설명일지?

200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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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 평점   별 5점

꿈은 잠이 부족할때는 안 꿔지다가 잠이 충분할때 꿔지더군요.
그리고 꿈은 좋은 꿈은 아주 엄청나게 아름다운 모습이보이고 좀 무서우면 정말 무섭고....

200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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