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 카운트다운

<KISTI의 과학향기> 제547호   2007년 01월 08일
“우주에 가기 위해 내가 준비해야 했던 것 가운데 가장 얻기 쉬웠던 것은 돈이었다.”
2001년 4월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Soyuz)를 타고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들러 8일 동안 우주 관광을 즐겼던 미국의 백만장자 데니스 티토가 한 말이다. 그는 우주여행을 하는 대가로 2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30억원을 냈다. 하지만 우주비행 전 그는 혹독한 훈련을 거쳐야 했다. 비용만 지불한다고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한국인 최초 우주인에 지원한 3만6206명 가운데 지난 12월 25일 고산(30.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씨와 이소연(28.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씨가 선발됐다. 두 사람은 서류와 면접 검사를 거쳐 30명에 들었고, 정밀신체검사와 우주적성검사 통해 10명에 뽑혔다. 그리고 러시아 현지 적응훈련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발됐다. 발사부터 착륙까지 이들이 해야 할 과정을 따라가면 우주인이 되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5, 4, 3, 2, 1, 0 발사!” 소유스 우주선이 불을 뿜으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우주선이 가속하면서 우주인은 엄청난 중력을 느끼게 된다. 평소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탈 때 최대 중력이 2~3G(지구중력의 2~3배)인데 반해 우주선이 시속 2만5000km로 날아갈 때의 중력은 무려 8~9G다. 이 때문에 우주인 후보자들은 5G를 30초 동안 버티는 중력가속도 내성훈련을 받았다.

만약 중력을 이겨내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지구에서 끌어당기는 중력으로 인해 다리 쪽으로 피가 쏠리는 것을 막지 못하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중력가속도에 의한 의식상실’(GLOC, Gravity-induced Loss Of Consciousness)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실제로 10명의 후보자 중 2명이 의식을 잃었다. 또 다리와 팔뚝에 실핏줄이 터져 군데군데 붉은 반점이 생긴 후보자도 있었다.

그래서 우주선을 발사할 때는 자기 몸에 맞게 특수 제작된 좌석에 누워 다리를 모아 무릎을 맞대고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다. 팔은 자연스럽게 가슴에 둔다. 마치 요람에 있는 갓난아기의 모습이다.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만일의 사고에 안전을 대비하기 위한 자세다.

어느새 우주선이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들어섰다. 우주에 나가면 지상의 기압보다 낮은 곳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렇게 낮은 기압에서는 몸속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가스가 팽창하면서 ‘체강통’을 일으킨다. 대장이나 위, 얼굴뼈, 심지어는 충치의 공간에 있던 기체까지 팽창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인 후보자는 저압실 훈련을 거쳐야 한다. 충치가 있는 지원자가 2차 선발과정에서 탈락된 이유다. 라식 수술을 한 지원자도 불합격이었다. 각막을 깎아서 얇아지면 낮은 기압에서 안구가 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압력이 높아질 때 고막 안쪽 중이(中耳)에 있는 공기와 외부공기의 압력을 같게 유지하지 못하면 고막이 손상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막기 위해서는 양손으로 코를 막은 상태에서 입속 공기를 강제로 유스타키오관을 통해 중이로 보내는 ‘발살바’(Valsalva) 호흡법을 해야 한다.

또 우주에서는 저산소증에 대한 적응력이 필요하다. 비행기나 우주선 내부는 충분한 산소가 있지만 비상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인 후보자들은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산소마스크를 벗고 저산소증에 대한 적응력을 평가받았다. 일단 체내 산소가 부족해지면 판단력이 떨어진다. 판단력을 검사하는 방법으로 구구단 거꾸로 쓰기가 실시됐다. 한 대학 교수는 “8 곱하기 8을 63이라고 썼지만 쓰면서 틀린 줄 몰랐다”고 말했다.

우주에서의 생활은 매우 불편하다. 위아래가 따로 없는 무중력 우주선 안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잠을 잘 수 있지만, 둥둥 떠다니다 위험한 곳에 부딪치지 않으려면 어딘가 몸을 고정해야 한다. 또 우주선은 90분마다 지구를 한번씩 돌기 때문에 24시간 동안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을 16번이나 보게 되는데 신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우리 몸은 망막에 들어오는 빛으로 하루의 시간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주인은 이런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임무를 완수하고 지상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과정에도 중요한 점검 사항이 있다. 바로 저혈압증이다. 무중력 우주공간에서 피가 머리로 몰렸다가 지상으로 돌아왔을 때 혈액이 제자리를 찾으면 저혈압 증상이 생긴다. 이번에는 약물로 검사한다. 먼저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심장박동이 급격히 빨라지며 혈압도 높아진다. 약물을 계속 투여하면 부교감신경이 반응해 반대로 혈압이 떨어지는데, 자율신경계가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저혈압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자율신경계가 이런 환경에서 제대로 적응하는지를 검사하는 것이다. 혈압 적응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우주인 선발에서 탈락했다.

우주선이 활주로에 내려앉으며 가벼운 충격이 느껴진다. 보고 싶은 가족과 친구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하지만 곧바로 집에 갈 수 없다. 아직 몸 상태가 지구중력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정기관의 평형감각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현기증을 느낄 수 있다. 무중력 때문에 상승했던 체액이 정상으로 돌아오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건강상태를 모두 확인한 뒤 이상이 없을 때 비로소 가족들과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아찔한 우주여행을 위해 최종 선발된 고산 씨와 이소연 씨는 앞으로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1년 동안 7G의 중력가속도 내성훈련 등 실제 우주와 동일한 환경에서 훈련을 받는다. 그리고 2008년 4월 둘중 1명이 소유스 우주선에 탑승해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과학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혹독한 선발 과정을 통해 뽑힌 후보생이니만큼 누가 탑승하던지 대한민국 우주인으로서 임무를 완벽히 해내리라고 믿는다. (글 : 서금영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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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 평점   별 5점

이소연씨가 우주에 다녀온것도 이제 1년이 넘었죠~ 재밌는글 잘 읽었습니다~!

200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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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 평점   별 5점

음. 제가 좀 심한 저혈압인데.... 우주비행하고 오면..상당한 휴유증에 시달리겠네요.... 비염이라..입으로 숨을쉬니..산소도많이먹고. 난 ; 우주비행사 신체조건 자격미달이네요 흑

2007-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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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 평점   별 5점

제가 이글을 읽고 느낀것은....비행기술은 발달하고, 뽑힌 사람은 솔직히 기준 이상의 신체조건을 갖고 있죠.... 나같은 종합병원은 비행선 타더라도 지구와 다른 우주에서의 적응이 중요하겠어요... 그냥 지구에서 살아야 할 듯합니다...
종합병원이여도 지구에서 잘 살 수 있으니까요...사랑하는 사람이 있는한.
조건이 여러가지 군요...ㅠㅠ

200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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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
  • 평점   별 5점

태평양전쟁때 두리틀 폭격기편대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함에도 편도 도꾜폭격에 왜나섰겠습니까.
일본의 사기를 꺽기위한 상직적 폭격이었습니다.

우주인을 보내는것은 우주과학에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위함이었겠죠.
과학이 허약한 나라는 국제사회에서 힘을 못쓰잖아요. 정치적 시각을가지고 이야기하면 결국 정치판처럼 어지러워 질겁니다.
암스트롱이 왜 생쇼를 했다고 생각합니까? 당시 초등학생이었지만 우주에 대한 무한한 꿈을 키워주었고 지금도 이공계통에서 일을 합니다. 무었이 못마땅한걸까요.

200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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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점   별 4점

음 약간 짜증난다....
뭔가 부럽잖아... 내 몸은 부적합인데... 쳇
가타카 만세~
점점 미쳐가고 있는.. 접니다... 죄송합니다
어쨋든 재밌게 봤어요 과학 좋아하는데 상식에 많은 도움이 되는것 같아요?!

200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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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은
  • 평점   별 4점

자세히 알이켜줘서 넘넘 고마워요.나중에 우주비행사가 됄깨요.

200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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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
  • 평점   별 1점

이거 국책사업도 뭐도 아닌 한 민간여행사에서 추진하는 관광상품권을 정부가끊어서 생쑈한 것을 가지고 "대한민국 최초"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해야 했을까?
차라리 암스트롱의 쌩쑈를 이야기하지...
www.spaceadventures.com

200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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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인
  • 평점   별 5점

이 기사의 주제는 '우주인이 되기 위한 여러 가지 과정'인데, 몇몇 분이 주제에서 벗어난 부분에 대해 과하게 비판하는군요.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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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영
  • 평점   별 5점

안녕하세요.

기사를 작성한 서금영 기자 입니다. 위 기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공식으로 밝힌 내용을 근거해 작성했습니다. 따라서 8~9G로 표기된 부분은 잘못된 오기가 아닙니다.

물론 독자님께서 지적하신 내용이 옳을 수 있으니 관련 근거를 제시해 주시면 참조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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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 평점   별 5점

말그대로 완벽한 인간 아니면 불가능이다 이건가-_-
우주개척의 꿈 포기하진 않겠다. 으겔겔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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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섭
  • 평점   별 5점

우와... 정말 우주선 한번 타는게 엄청 힘든일이네요.
앞으로 저런 것 상관 없이 편히 우주 여행 갔다오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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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개념한국
  • 평점   별 1점

완전 국민들 상대로한 버라이어티쇼였지 ㅋㅋㅋ

남녀 지원자 비율 4:1에서5:1정도였는데

어느센가 1:1비율 맞추고

이번 쑈로 보여지는 한국의 사회

1.공군 개쪽
2.역시 삼성공화국
3.어딜가나 안낑기는데가 없는 여성부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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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 평점   별 5점

8G라니, 이게 몇십년전 우주선이요? 요즘 우주선들은 많아봐야 4G라오. 기사 수정하시오.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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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남
  • 평점   별 5점

우리나라 최초우주인이라 말하기 좀 어색한게, 우리나라 우주선이 아니라 다른나라 우주선에 돈주고 타는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하는지 좀 그런네요.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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