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큰빗이끼벌레, 자연이 보내는 경고?!

<KISTI의 과학향기> 제2185호   2014년 08월 04일
최근 4대강(한강ㆍ금강ㆍ낙동강ㆍ영산강) 유역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처음에는 강변에서 주로 보이더니 6월 10일 남한강에서는 강바닥에서도 발견됐다. 4대강 조사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큰빗이끼벌레가 강변에 주로 서식해 수거하면 된다던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의 대책은 틀렸다”며 “큰빗이끼벌레가 강바닥에 대거 서식하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4대강 조사위원회가 금강 강바닥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강바닥에 대거 서식하고 있었다.

■ 1㎜ 크기 개체가 모여 군집 생활

해삼처럼 생긴 큰빗이끼벌레는 1㎜ 안팎의 작은 개체들이 한 덩어리를 이루며 살아가는 태형동물이다. 2014년 6월 금강에서 발견된 2m 크기의 군집은 수많은 큰빗이끼벌레가 모여 있는 셈이다.

생소한 이름 탓에 갑자기 나타난 것으로 생각하는 이도 있지만 사실 큰빗이끼벌레는 1994년과 2001년, 2004년의 봄ㆍ여름철 갈수기 때 대청호 등에서 이미 존재가 보고됐다. 이 외래종이 들어오게 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식장에서 키우는 수입 물고기를 통해 큰빗이끼벌레 휴면아(休眠芽)가 유입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휴면아는 내부의 세포덩어리를 딱딱한 키틴질이 둘러싸고 있는 태형동물의 특수 구조로, 열악한 생존 환경을 견딜 수 있게 한다. 그러다 온도 등 생육 조건이 맞으면 세포덩어리에서 새로운 개체가 형성된다.

큰빗이끼벌레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몸의 99.6%가 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벌레의 독성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강원대 최재석 환경연구소 연구 교수는 큰빗이끼벌레 자체에는 독성이 없지만 집단 폐사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 등 위해성 물질이 다량 유출돼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큰빗이끼벌레의 농도가 15%인 수조에 넣은 물고기는 40분 만에 모두 폐사했다. 군체가 부패하면서 발생한 암모니아 탓이다.

반면 환경부는 큰빗이끼벌레가 독성이나 수질 오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이들 벌레가 유기물을 섭취해 일시적으로나마 수질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 쉽사리 한쪽으로 결론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 유속 감소ㆍ개흙 등 뚜렷한 변화

다만 이번 논란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큰빗이끼벌레가 왜 4대강에서 대거 번식하게 됐느냐는 것이다.

환경 전문가, 시민단체 등은 “댐, 저수지, 호수 등 정체 수역에서 사는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에 나타나게 된 것은 4대강이 강이 아니라 호수가 돼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녹색연합 황인철 평화생태국장도 “4대강에 16개 보를 세워 물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에 물이 흐르지 않는 강이 돼 버렸다”며 “강이 호수처럼 변하는 호소화(湖沼化)가 상당부분 진척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4대강조사위원회가 6월 6~11일 4대강 27개 지점에서 유속을 조사한 결과 12곳(44%)의 유속이 초속 2㎝이하로, 측정 불가능한 정도였다.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강물이 흐르는 속도가 초당 50~100㎝였다”며 “그때보다 최소 30분의 1 수준으로 유속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4대강 보 상류 22개 지점의 강바닥 표면에서 20㎝ 깊이로 채취한 하상토의 성분을 분석했더니 16분의 1에서 256분의 1㎜ 크기인 끈적끈적한 개흙(뻘)의 비율이 평균 28%에 달했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 이전에는 강바닥 개흙의 비율이 10%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낙동강 20%, 영산강 20.5%, 금강 54.75%, 한강 16.33%에 달했다. 국토환경연구소 이현정 책임연구원은 “유속이 느려지면서 흙 등이 퇴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하천생태계 변화 톺아봐야

문제는 이 같은 환경에서는 녹조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고, 수질 역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유속이 느려지면 물의 자정능력이 떨어져 부영양화가 일어나기 쉽다. 게다가 수온까지 올라 식물성 플랑크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녹조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현정 책임연구원은 “개흙이 덮으면서 강바닥이 산소가 부족한 혐기성 상태로 변해 저서 생물들이 살기 매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하천 생태계가 고유 모습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경고다. 측정 결과 물에 녹아있는 산소량을 나타내는 용존 산소량은 강 표면의 경우 4~6ppm을 기록했지만 강바닥은 0.5ppm 수준으로 거의 0에 가까웠다. 2013년 3월 남한강의 강천보에서 재첩이 집단 폐사했는데, 재첩이 살던 모래 위에 개흙이 덮이면서 숨을 쉴 수 없게 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었다.

재첩 집단 폐사처럼 강바닥에 개흙이 계속 쌓이면 모래층에 사는 생물들은 호흡을 못해 죽게 되고, 이들의 사체가 부영양화를 초래해 녹조 현상이 가속화된다. 또한 큰빗이끼벌레는 식물성 플랑크톤과 인ㆍ질소 등 영양 염류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녹조는 큰빗이끼벌레의 확산의 원인이 된다. 대거 번식한 큰빗이끼벌레가 암모니아를 내뿜고 폐사하면서 하천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이들 사체가 또 다시 부영양화를 이끌어 녹조 발생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4대강 보를 철거하는 것은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실행으로 옮기긴 어렵다.”라고 하면서도 “보의 수문을 개방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우선 수문을 열어 강물이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큰빗이끼벌레는 4대강 사업으로 신음하는 자연이 보내는 경고일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 해야 할 일은 큰빗이끼벌레의 생리, 대량 발생 원인, 개체수 증가가 하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하천 생태계의 변화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글 : 변태섭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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死大江
  • 평점   별 5점

예전 부터 가뭄과 홍수는 지천에 집중 되어 있었다. 어디서 사기를 치는가?

강을 호수로 만든 것이 성공이라는 매국노는 국적이 일본인가?

20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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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 평점   별 5점

미안합니다.

201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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ㅄ들
  • 평점   별 5점

일베인증

201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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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 평점   별 5점

내가 대통령이니라.

201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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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 평점   별 5점

일베가 자랑인가; 이런곳에서도 물흐리네

201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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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 평점   별 1점

4대강의 장점을 말하면 일베가 되는군요... KISTI 에서까지 이런 댓글을 볼줄이야..

201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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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국민
  • 평점   별 5점

2 M B ㄱ ㅅ ㄲ!!!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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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 평점   별 5점

어차피 진행되버린 4대강... 지금이라도 자연과 공존하며 살 수 있는 길을 정부에서 마련해서 서로가 윈윈했으면 좋겠습니다. :)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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ㅄ들
  • 평점   별 5점

4대강이 성공인지 모르지
큰빛이끼벌레가 청정수질에 사는 걸 모르지
매년 얼마나 흑자 보는지 모르지
최근 몇년간 홍수 가문이 없었는지는 모르지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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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욱
  • 평점   별 5점

....ㅆ ㅂ 이맹박 보다는 '톺아봐야'가 더 재미있는데요,,,,ㅋ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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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환
  • 평점   별 5점

잘 보았습니다. 강이 오염되고 더 나아가서 물이 오염되면 인간이나 동물도 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겠지요...! 하루하도 빨리 호불호의 정체를 밝히고 알맞은 대책을 세워서 우리의 강과 물이 깨끗해지기를 바랍시다...!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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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성
  • 평점   별 5점

저도 오타인줄 알았네요.
우리말에 이런 말도 있었네요.
배워갑니다.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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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우
  • 평점   별 5점

얼마전 뉴스에서 봤는데,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있었군요. 자연스럽게 흘러가야할 강물에선 악취가나고, 물길이 끊기고 강이 사라진 4대강이 위의 글처럼 호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식물의 외래종의 유입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기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것 같아요.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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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일
  • 평점   별 5점

저도 본문을 읽는순간 4대강이 떠오르더군요... 이 문제는 벌써 여러해 전에 경고를 했었던걸로 알고있습니다. 낚시를 가면 간혹 물위를 흉물스럽게 떠다녀 밖으로 건져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물위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바닥을 점령할 정도인줄은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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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 평점   별 5점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정리 감사드립니다.
4대강 사업이 환경을 생각하는 사업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늘 남습니다.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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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편집부
  • 평점   별 5점

안녕하세요, 과학향기 편집부입니다. 항상 저희 과학향기를 아껴주시고, 좋은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톺아봐야'의 기본형은 '톺아보다'로, 이는 '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톺아보다'가 '톱다'에서 갈린 말입니다.
참고로 '톺다'는 '삼 따위를 삼을 때, 짼 삼의 끝을 가늘고 부드럽게 하려고 톱으로 눌러 긁어 훑다.'라는 뜻입니다.
앞으로도 KISTI의 과학향기에 좋은 의견,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이번주도 편안한 한 주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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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형석
  • 평점   별 5점

요즘 각종 언론사에서 큰빗이끼벌레를 이용해 서로를 물어뜯으려고만 하는데 역시 과학향기칼럼에선 편향됨없이 핵심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마지막줄과 같이 원인과 영향을 정확히 조사하는게 가장 중요할 거 같아요. 그런데 누가 그 일을 할런지...
글구 '하천생태계 변화 톺아봐야' - > '돌아봐야' 오타지요?

201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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